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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머문 책》

직장에서 참선하기

찬란한 원만이 2023. 5. 11. 17:00


테오도르 준박의 "참선매뉴얼"의 두 번째 이야기로 '직장에서 참선하기'를 소개합니다. 

어렸을 때 삶에 영향을 많이 주고 많은 경험을 차지하는 곳은 가정과 학교라면  어른이 된 뒤에는 두말할 필요 없이 직장입니다. 우리가 하루 거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 우리의 성격과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만들어지고 견고해지는 아주 유익한 장소이면서 때론 시련의 장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직장에서 끊임없는 업무에 대한 압박이 있습니다. 넘쳐나는 일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야 하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직장이 내 삶에 행복의 장소로 거듭날 수 있다면 매일이 살고 싶은 은혜로운 날이겠지요? 
 
 


집중과 휴식은 사실 하나다
 
직장에서 참선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업무와 휴식 사이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다. 일과 휴식이 상호 배타적인 생활 방식이 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일과 휴식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우고 확인해야 한다. 제대로 집중한 상태, 효과적으로 강력하게 집중한 상태는 진정한 휴식이 되기도 한다. 집중을 하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근육의 긴장과 이완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정서적으로 차분하며, 정신이 명료한 것은 매 한 가지다. 
 
실제로 일을 하려고 준비하는 중이든 일을 하는 중이든, 아니면 일을 하다 잠깐 쉬는 중이든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같다. 이것은 에너지 소비와 보존에 관한 혁명적이고 독특한 접근 방식이므로 다시 한번 장조하고 싶다. 일할 준비를 하고 있든 일을 하는 중이든 일을 하다 휴식을 취하는 중이든 똑같이 하면 된다. 
 
직장 생활에 참선을 적용하면 우리의 업무 환경이 완전히 획기적으로 바뀔 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동과 결정으로 인한 결과까지도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참선을 활용할 기회를 전략적으로 찾아내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된다. 
 
근무 중에 참선하기
 
실제로 업무 중에 어떻게 참선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가령 회의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기분 상하는 말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순간 의자에 앉은 채로 척추를 곧추세우고 턱을 뒤로 당긴 다음 손을 자연스럽게 단전 근처에 놓자. 의식을 단전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 뒤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 마음을 가라앉혀보자.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불쾌했던 감정과 생각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할 때 지치고 피곤하면 일을 하기가 싫고 모니터 속의 내용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러 나가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대신 자리에 앉은 채로 참선을 해보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있다면 미끄러지지 않도록 두 발을 바닥에 단단히 붙이고 참선에 들어가자. 턱은 당기고 등은 곧게 세우고 두 손은 허벅지에 올려놓고 화두를 들고 복식호흡을 하며 참선을 시작한다. 
 
직장에서 참선을 할 때에는 오래 하지 않아도 괜찮다. 때에 따라서는 단 한 번의 복식호흡만 로도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 긴장이 풀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정도 진정이 된다. 직장에서 업무보고를 하는데 동료들이 귀 기울이지 않고 우호적이지 않다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 감정으로는 제대로 된 보고를 할 수가 없다. 그럴 때는 잠시 말을 멈춘 다음 턱을 당기고 척추를 세운 상태에서 복식호흡을 한다. 주변에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마치 생각을 정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도 사라져 업무보고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싫은 사람과 마주쳤을 때도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미소를 지으며 선채로 참선해 보자. 내릴 때면 기분이 한결 좋아져 있을 것이다. 걸어 다닐 때도 참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일과 중에 침선을 하다 보면 자기만의 방법을 찾게 된다. 
서류를 보면서, 컴퓨터를 하면서, 때로는 커피를 마시면서 참선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어느 날부터는 업무 중에도 저절로 화두를 들게 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선이 아닐까요?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더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