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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있다는 자연스러운 심리적 현상을 얘기하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일본 최고 의사 보가야시 히로유키의 "하루 세줄, 마음 정리법" 두 번째 글로 작가가 말한 스트레스 처방전  세줄 일기 쓰는 법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세줄일기는 말 그대로 '쓰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일기를 쓰는 방식에는 저마다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팝 아티스트계의 거장 앤디 워홀은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긴 시간 이야기하며 구슬과 필기로 일기를 썼습니다. 쿠바혁명의 영웅인 체 게바라는 의대생 출신답게 차트를 작성해서 분석하듯 냉정한 필치로 혁명의 나날을 기록했습니다. 

  쓰는 내용도 사람마다 달라서 그날 먹은 것 위주로 기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취미생활에 대해서만 쓰는 사라마도 있습니다. 에도 시대의 시인 고바야시 잇사는 말년에 맞이한 젊은 부인과의 연애기록만을 일기로 남겼다지요. 일기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기에 스타일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고, 무엇을 어떻게 쓰든 자유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여기에 동의합니다. 다만 세 줄 일기에는 '세 가지 내용을 한 줄씩', '손글씨로', '천천히 쓰기' 정도의 룰이 있습니다. 세줄 일기를 쭉 써오면서 겪은 시행착오에 비춰볼 때 자율 신경계의 힘을 강화시키는 데에는 이 방식이 가장 효과가 있었고, 부담도 적어 지속하기가 쉬웠습니다. 

 

자율신경의 힘을 최상으로 발휘하는 세줄일기 기본 매뉴얼

세 줄 일기를 쓰는 노하우를 소개하겠습니다. 이 방식대로 하다 보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자율신경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쓰는 순서>

1. 안 좋았던 일   >>>   2. 좋았던 일  >>>  3. 내일의 목표 순으로  씁니다. 

 

<날짜/요일>

날짜와 요일은 반드시 기입합니다. 날씨까지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세 가지 내용을 한 줄씩>

  '오늘 가장 안 좋았던 일(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나 기분 나빴던 일)', '오늘 가장 좋았던 일(또는 기뻤던 일, 감동적이었던 일), '내일의 목표(또는 가장 관심 가는 일)'에 대해 차례차례 한 줄씩, 총 세줄의 문장으로 간결하게 정리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세 가지를 동시에 생각한 후 적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하나씩 생각하고 적는 것입니다. 즉 안 좋았던 일을 먼저 생각한 후 한 줄 적고, 그다음에 좋았던 일을 생각한 후 한 줄 적고, 그리고 나서 내일의 목표를 적는 것입니다. 한 줄씩 쓸 때마다 거기에 집중해서 생각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한 줄의 글자 수>

글자 수에 제한은 없지만, 노트나 일기장에 한 가지 내용을 간결하게 써야 합니다. 

 

<반드시 손글씨로>

세 줄 일기는 반드시 손으로써야 합니다. 휴대폰이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서는 효과가 없습니다. 필기도구는 만년필이나 볼펜 또는 연필 등 자신의 취향에 맞게 쓰면 됩니다. 

 

<천천히 정성스럽게>

글씨를 얼마나 잘 쓰는지(아니면 악필인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정성스럽게 써야 한다는 것에 유의하십시오. 

 

<쓰는 시간대>

하루를 마치며 '이제 남은 건 잠자는 일뿐!'인 시간에 씁니다. 주로 밤에 목욕을 하는 분은 목욕을 끝내고 취침하기 전에 잠깐 일기를 쓰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쓰는 장소>

마음이 안정되는 편안한 장소에서, 반드시 혼자 책상 앞에 앉아서 쓰십시오. 시끄러운 장소나, 옆에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있을 때 쓰는 것은 피합니다. 

 

<소요시간>

이것도 제한은 없습니다. 3분이든, 30분이든 상관없습니다. 일기를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날그날 달라도 괜찮습니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깊이 생각하고 싶을 때는 평소보다 시간을 더 들이는 것도 좋겠지요.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지 않는다>

세 줄 일기는 블로그처럼 타인에게 보이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을 명심합시다. 

 

<작문이 아니다>

세 줄 일기는 작문이 아닙니다. 문장을 잘 정리하거나 수려한 문장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토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장력에 신경 쓰지 말고 생각한 바를 솔직히 쓰도록 합시다. 

 

<뒷담화도 OK>

애써 '좋은 이야기'로 정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뒷담화나 회사에 대한 불만을 써도 괜찮습니다. 푸념, 비방, 중상모략, 시기, 질투 등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도 솔직히 쓰십시오. 

 

<노트>

각자 취향대로 쓰면 됩니다. 다만 보통 일기장은 공간이 넓어 세줄보다 더 많이 쓰고 싶을 것입니다. 참고로 저는, 오랜 시간 '세 줄 일기장' 전용 노트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공간이 협소해서 세줄만 쓰기에 안성만춤입니다. 

 

<다이어리는 피하라>

평소 사용하는 다이어리에 쓰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다이어리를 만지작거리게 되면 '분주하다'는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하루 스케줄이 한눈에 들어와 오히려 교감신경을 자극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이어리와 세줄 일기는 철저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매일 쓰지 않아도 괜찮다>

매일 쓰는 것이 기본이지만 가끔은 쓰지 못하는 날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거나, 출장 업무로 바빴거나, 이런저런 까닭에 일기를 쓸 수 없는 날도 분명 있을 겁니다. 숙제처럼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물론 매일 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마음먹었다 해서 완벽히 지킬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매일 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에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일기'에는 '매일 빠짐없이 써야 한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니기 때문이죠.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살짝 안심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제 경우엔 연일 계속되는 출장으로 분주하거나 갑자기 장례식장에 가야 한다거나 술에 좀 취한 날은 '에이, 오늘 일기는 됐어!'라고 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대는 무리 해서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하루나 이틀 공백이 생겨도 언제라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세줄 일기는 마치 '은신처'같이 느껴집니다.  꾸준히 자신의 행동이나 심리 변화를 기록하다 보면, 일기가 마치 나의 분신처럼 생각되는 것이지요. 제아무리 힘들고 피곤한 날이라도, 집에 돌아와 세 줄 일기장을 펼치면 순식간에 평소의 자신으로 돌아온다고나 할까요? 

이렇게 계속 세 줄 일기를 쓰다 보면, 어떤 날에는 마치 내가 집에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설령 일기를 쓰지 못한 날이 있더라도 다음 날 저녁, 평소처럼 '안식처'로 돌아가면 됩니다. 세 줄 일기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세 줄 일기만큼은 나를 이해해 주고 배신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유일한 친구 역할도 하지 않을까요? 그러한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면 일기장을 펼치기만 해도 심신의 안정을 얻습니다. 여러분도 세줄 일기를 '자신만의 은신처'로 삼아 써보기를 바랍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일기라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썼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속에 업무에 밀리다 보면 이 자유가 망각과 함께 영영 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경험적으로 한마디 개인적인 의견을 더한다면 너무도 실행하기 쉬운 세 줄 일기지만 계속했을 때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에 일단은 습관이 되고 나의 생활이 될 때까지는 '꾸준히' '의무적으로' '열심히' 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내 삶에 일부가 되었을 때 위에 제시한 내용대로 자유자재로 활용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돌아보면 그 자리에 서있는 영원한 나의 친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이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일들 속에서 마음은 몸살을 하기도 합니다. 그 몸살을 잘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하나쯤을 가져서 항상 평안하길 기원해 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더 행복한 날이길 염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