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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요즘 많이 쓰는 단어 중에 '워라밸'이란 말이 있습니다. 워라밸뿐만 아니라 그 시대와 문화를 대변하는 다양한 단어들이 부각되면서 자칫 정확한 개념이해 없이 '그런 의미지' 대충 짐작하며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그 의미를 잘못 사용하고 왜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 글에서 소개한 정김경숙 님의 "한번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에서 소개한 시간의 주인이 되어 사는 방법에서 네 번째 원칙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해가 꼭 필요한 중요한 개념으로 '워라밸'을 얘기했습니다. 책에 소개된 워라밸의 의미와 일반적 워라밸과 관련한 내용을 소개할까 합니다.
사람들은 쉽게 '칼퇴'를 워라밸 그 자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들 경험하듯이 일과 삶의 균형을 여덟 시간은 일하고 여덟 시간은 쉬기, 일주일 중 5일은 근무하고 이틀은 쉬기 같이 기계적으로 나누기는 참 어렵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니까.
실은 일과 삶을 구분하는 일부터가 어려운 일다. 예를 들어 커리어 내비게이션을 위한 자기 계발은 일일까, 삶일까?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네트워킹은? 대학원이나 세미나에 참가하며 공부하는 일은? 분명 미래의 커리어를 위한 일이긴 하지만 동시에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일과 삶의 경계는 그렇게나 모호하다.
우리의 삶을 굳이 두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야 한다면, 나는 '채우는 일'과 '비우는 일'로 구분할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에너지를 만드는 일(create energy)'과 '에너지를 쓰는 일(drain energy)'이다. 우리는 일하는 동안 에너지를 주로 쓴다. 육체적인 에너지뿐 아니라 여태가지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도 '쓴다'. 퇴근해 집에 돌아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피로한 몸을 침대에 뉘여 휴식을 취하면서 방전된 에너지를 '채운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은 에너지가 비워지고 채워지고 도 비워지고 채워지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채우고 비우는 일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마치 균형추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평형을 맞추는 듯한 '균형' 상태는 사실 순간에 불과하다. 즉, 깨지기 쉬운 만큼 실패로 끝나기 쉽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는 '워라밸'의 밸런스라는 말을 설명할 때 균형이라는 표현보다 '조화'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즉, 워라밸을 지킨다는 것은 에너지를 만드는 일과 에너지를 쓰는 일 사이에서 자기만의 조화로운 상태를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워라밸은 Work-and-life balance(1970년대), Work-life balance(2000년대)에 영국 여성노동자들 사이에서 시작된 말을 한국에서 2017년경부터 앞글자만 따서 쓴 신조어라고 합니다.
처음 워라밸이란 말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것으로 여성들이 직장일과 가정일을 모두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유연한 근무시간제와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휴식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뜻에서 시작되었는데, 그러다가 1986년 미국에서 성별과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발전하였고, 2000년대 들어 세계에서 일과 삶의 균형이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정책에 영향을 주게 된 개념이라고 합니다. (나무위키 내용발췌)
결론적으로 '워라밸'이란 말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행복한 삶을 유지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게 하는 것이 목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균형이라는 표현보다 조화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는 작가의 말에도 공감됩니다. 우리의 삶을 단순하게 직장과 가정, 일과 쉼의 이분법적 개념으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워라밸은 그야말로 '인간다움'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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